처음에 이 책의 제목에 있는 ‘먹거리’라는 말 때문에 여러 가지 건강 식재료들을 소개하는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들이 깨어지고 우리가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 이라는 개념이 과연 무엇이었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이계호 교수님은 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화학을 가르치고, 한국분석기술연구소의 소장까지 지내신 분이다.
주류 과학자로서 건강과 치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저자에게 찾아온 충격적인 불행 때문이었다.
겨우 20대 초중반의 따님이 암으로 투병하고,
완치되었나 하는 순간 재발하여 떠나보내야 했던 일련의 고통스런 과정을 겪으며
저자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나’ 하는 치열한 분석과 성찰을 했다.
학자다운 집요함으로 깊이 파고들어 연구와 고민을 거듭한 결과 알아낸 것은
특효약이나 완치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데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자식을 떠나보낸 슬픔을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각오로 승화하여 이것을 “태초먹거리 학교”로 발전시켰다.
자연의 구성요소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우리의 몸은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유지되고 치유된다.
이러한 "우리의 몸이 아픈 것은 우리의 습관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정신과 육체가 순리대로 조화를 이루어야 행복할 수 있다. 이것이 어그러지면서 병이 시작된다.
우리의 생활은 어째서 건강하지 못하게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효율만 따지는 현대문명.
사람들은 바쁘고, 많이 가지는 것만을 목표로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몸을 찬찬히 돌볼 여유가 없다.
이는 개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대문명은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먹거리들은 그 자체의 영양이 훼손됨과 동시에 식품첨가물 범벅이 되어가고 있다. 선천성 아토피 환우들이 늘어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에 의존하는 농업은 우리가 먹는 것들을 위험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중금속에 오염되고, 식품 자체가 가지고 있던 유용한 미량 원소들을 잃어가며 영양적으로 불균형해지는 농축수산물들을 먹으면서 건강해지기를 바랄 수 있을까?
건강식도 위험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건강식이라고 생각해왔던
과일, 녹색잎채소, 건강 분말들 역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과일은 본래 가지고 있던 좋은 비타민, 유기산, 피토케미컬 성분이 줄어들고
그 대신 지나치게 달아지고 있으며,
과다한 질소 비료의 사용으로 녹색잎채소에는 질산염이 더 진하게 농축이 되어
되려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건강 식재료를 분말형태로 섭취하게 되면 섞여 들어가는 알루미늄도 먹게 되는데 그것이 결국 호르몬 대사에 악영향을 주고, 심한 경우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 동안 건강을 위해 여러 가지 분말 제품들을 구입해 먹어왔는데
이런 내용을 모르고 좋다고 과하게 먹었다면 큰일날 뻔 했다.
곶감이 검게 변하는 것보다 붉은 것이 더 잘 팔리다 보니
곶감을 말릴 때 이산화황을 바른다는 내용도 처음 알게 된 것이라 충격적이었다.
이처럼 ‘보기 좋게, 편하게, 빠르게’ 먹는 음식들은 결국 우리의 몸을 망친다.
이런 해로운 환경, 해로운 먹거리들이 지천인 세상에서,
우리 몸이 이런 독성 때문에 생긴 이상세포(암세포)를 제때 처리해내지 못할 때 암이 발병한다.
그리고 수술, 항암, 방사선으로 대표되는 ‘표준 치료’를 하게 되는데
생겨난 암세포를 없에려고만 하는 접근 방식으로 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을까?
그렇게 치료가 되더라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예전 같은 생활을 하면 암은 다시 재발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고 병을 치유하는 것이 좋겠는가?
이 책의 ‘미래’ 대단원에서는 유용한 지식을 정리하는 동시에 저자가 생각해낸 해결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개개인의 생체리듬에 따라 적당히 먹고 비우고,
단순히 몸에 좋다는 것을 먹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바꾸고
마음가짐 자체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특히 병원에서 암의 표준치료를 마친 암환우들의 경우
민간요법이나 대체요법들에 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게 어떤 것이 맞는지 모르고 혼란스러워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건강의 기본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먹는 것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 무엇이 ‘기본’인지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기본인 물에서부터 시작하여, 자연식재료들, 발효와 효소, 영양의 의미 등
우리의 식생활을 재구성해보는데 필요한 정보들, 잘못알고 있었거나 잘 몰라서 실수하고 있던 부분들을
알기 쉽게 충분히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태초현미식’을 만드는 방법도 상세하게 소개가 되어 있다.
율무 콩 등의 잡곡을 섞은 현미밥을 해서 꼭꼭 씹어먹는 것은 이미 실천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저자가 개발한 ‘태초현미식’에는 통들깨가 들어가는 것이 좀 달랐다.
통들깨가 들어가면 우리 식단에서 부족하기 쉬운 질 좋은 오메가3 지방산을 쉽게 먹을 수 있다.
직접 해서 먹어 보니 과연 현미밥의 식감도 풍부해지고 맛도 더 좋아졌다.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책 속에 소개된 ‘태초현미쑥설기’도 꼭 해서 먹어보고 싶어졌다.
약선 식단으로도 활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현대의 농업은 문제가 많다.
가공되지 않은 식품들도 생산량 위주 농업의 폐해로 인해 영양이 불균형해지고
농약, 제초제, 항생제 같은 독성물질이 섞여 있다.
비록 영양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도,
생산성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유기농/친환경 농업의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자연을 되살리고자하는 노력은 환경운동가들만 하는 것이 아니며
자연치유를 하고자 한다면 꼭 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초먹거리 학교를 통해 암환우들이 희망을 찾고
여러 교육활동을 통해 이 책의 내용이 많이 알려지고 실천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이런 실천이 혼자 할 때보다 함께 할 때 더 큰 힘을 가지게 됨을 깨달았다.
사람을 살리는 일이면서 또한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환경, 건강한 우리별 지구로 나아가는 일.
이 책을 통해서 이를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책을 정말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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